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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의 가로등
    하늘왕자 2004/08/01 765
      -아버지의 가로등- 아버지! 내게는 넓은 들판이며, 그 위로 열려진 드넓은 하늘이다. 더운 여름날에는 큰 가지를 뻗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한 그루 든든한 나무이다. 목이 마를 때는 아버지의 정으로 내 마음을 적시어 주고, 사랑에 굶주릴 때는 그 넓은 품으로 나를 안아 주시는 내 영혼의 친구이다. 그리고 아버지는 내게 진실한 하나의 별빛이다. 인생에서 내가 가야 할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 옳은 길 비추시는 밝은 정신이시다. 십년 전 아버지께서는 농사일과 함께 우리 마을 이장 일을 보고 계셨다. 그 전까지는 조금의 발전도 없는 농촌이었는데, 아버지는 동네일을 하시면서 정부에 지원을 받아 마을 앞에 있는 도로를 닦고 아스팔트 포장을 하고, 비가 오면 질퍽질퍽 해지는 골목길에 시멘트를 덮어씌우고, 마을 회관을 건축하여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드는 등의 많은 일을 하시고 계셨다. 그 당시 아버지의 사업 중에 하나가 마을 골목길에 가로등을 설치하는 일이었다. 아버지와 동네 어른들의 단합으로 하나 둘, 가로등이 세워지고, 어두웠던 마을은 문명의 옷을 입어 조금씩 밝아졌다. 우리 집 옆, 담장 너머에는작은 삼거리가 있었는데, 거기에 가로등이 설치되어 우리 집 앞마당은 대낮처럼 환히 밝았다. 당시 나는 시내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주말에 집에 들를 때면, 아버지의 가로등 덕분에 야맹증으로 인한 불편함을 모르게 마당에 놓여진 들마루에서 모기 불을 피워 놓고 저녁을 먹기도 하였다. 어머니는 가로등이 있어 참 좋다 하시고, 아버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다. 그래도 우리 동네는 여전히 어두웠다. 턱없이 모자란 가로등을 더 설치하기에는 무리였고, 아버지는 고심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버지는 우리 집 옆에 가로등을 마을 언덕배기로 옮겨 놓겠다는 결정을 내리셨다. 어머니는 가로등이 거기 있어서 밝고 좋은데, 눈 나쁜 국일이도 잘 보여서 좋다는데, 굳이 옮길 필요까지 뭐 있냐고 하필이면 왜 저 가로등이냐고 하셨지만, 아버지는 사람들을 불러 동네 언덕배기로 가로등을 옮겨 놓으셨다. 밤이 되었다. 동네에 어둠이 내리고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했다. 우리 집 옆에 있던 가로등이 없어져 어두움과 허전함을 느낄 때쯤, 동네 언덕배기에서 빛나는 가로등이 온 마을을 비추고 있었다. 큰 밝음은 없었지만 여린 가로등 불빛이 온 동네를 감싸고 있었기에 동네 전체가 환하게 밝아왔다. 아버지는 모두가 밝게 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하셨던 것이다. 나의 자식의 눈이 어두워서 집 앞에 가로등이 없으면 자식놈이 불편해 할 것을 감수해 가면서도 모든 주민들이 함께 즐거워 할 수 있는 길을 원하셨던 것이다. 나는 안다. 아버지의 가로등의 의미를.. 나 하나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조금 덜 먹고 불편하여도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 아버지는 우리 작은 마을에서 그러한 세상을 열어 가셨던 것이다. 나도 그런 세상을 열고 싶다. 아버지가 꿈꾸었고, 실행했던 그 세상. 세상 모두를 발킬 수는 없지만, 작은 언덕에서 빛나는 아버지의 가로등이고 싶다. 높기만한 별빛 보다는 기댈 수 있는 낮은 가로등이고 싶고, 가닿을 수 없는 별빛이기 보다는 지친 발등 위에 쓰러지는 진실한 가로등이고 싶다. 멀리 보이지 않는 별빛은 마음 속 그리움으로 족하리라. 오늘도 밤이 깊고 별이 반짝이며 아버지의 가로등은 밝게 빛나고 있다. 2003. 08. 06. -하늘왕자의 별 이야기 중에서 - 붙이는 말> 나는 우리 알피협회가 아버지의 가로등 같았으면 좋겠어요. 내 집 앞만을 밝키는 나만의 가로등이 아닌, 언덕빼기에서 모든 알피 환우를 밝키는 그런 공평한 가로등이었으면 정말 좋겠어요. 이제 준회원이 되어서 사랑방을 볼 수 는 없지만, 그래서 알피협회를 사랑한다고 더 말하기가 곤란해졌지만, 그러나 즌회원이기 전에 알피환자니까, 계속해서 알피환우만은 사랑 할래요.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