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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의 길목에서...
    파랑새 2004/05/28 868
     
    
    안녕하세요?
    혹시 그럴때 있지 않으세요?
    아침부터 계속 귓가를 기웃거리다가
    입속에서 맴도는 노래 하나가
    하루 종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일.
    
    오늘 오전엔 참 날이 좋았어요.
    아침부터 화장한 날에 걸맞지 않게
    이 노래가 절 따라다녔습니다.
    그런데 오후 늦게 비가 내리면서 
    지금 베란다 밖으로 내려다 본
    도로의 양쪽에 나란히 서 있는
    물기를 촉촉하게 가득 머금은 
    가로등의 환상적인 주황빛이
    기어이 이 곡을 듣게 만드네요.
    
    맨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이유없이 그냥 슬펐습니다.
    사랑에 아파본 적도 없었으면서...
    항상 이 노래를 들으면서 
    커피를 줄여야 한다고 부르짖었는데,
    요즘은 커피광인 제가 각고의 노력끝에
    건강을 위해서 하루에 딱 한잔만 마셔요.
    그런데, 오늘 제가 서울에서 
    무척 좋아하는 장소인 교보문고에서
    또 좋아라하는 교보문고표 자판기커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오후에 마셔버렸죠.
    정말 좋았습니다. 맛도 향기도. 
    점점 교보에서 책 보기가 힘들어지지만,
    시력이 허락할 때까지는 서점에서 
    책 몇권을 다 읽고 돌아오는 
    그 행복을 맘껏 누리고 싶습니다. 
    지금 빗소리가 참 좋습니다.
    지금 이 노래도 참 좋습니다.
    부디 행복하세요. 
    
    **********************************
    
    김세영의 '밤의 길목에서'
    
    담배를 줄어야 합니다 
    술을 끊어야 합니다
    커피를 줄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녀를 
    먼저 잊어야 합니다 
    
    새벽이 오네요 이제 가요 
    당신은 나를 만난적이 없어요 
    우리 기억은 내가 가져가요 
    처음부터 잊어요 
    
    부탁이 있네요 용서 해요 
    오늘이 마지막인것만 같아요
    한번만 눈물을 내게 보여줘요 
    그저 날 위해서 
    
    어제 마지막을 정리 하며 
    미쳐 버리지 못했던 
    미련이 나를 잡지만 
    다시 내가 이유로 
    당신의 눈썹이 젖어 온다면 
    차라리 내가 울어요 
    시간이 당신을 이곳으로 모시고 와 
    그때까지 날 기억해 또 한번 우신다면 
    그때는 어디로 내가 가 드릴까요 
    원하신다면 전 괜찮아요 
    늘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