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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 달라졌을까
    sunflower 2004/04/23 918
      집에서 하루종일 꼼짝 못하는 나에게 시간내서 한국에 한 번 다녀 오자는 신랑의 위로성 발언에 .. 항상 부도성 발언을 하는 그이지만 하하 저는 벌써 기대로 ... 서울,부산,광주는 제 손안에 있는 도시들이지요 고향은 광주 고등학교때 부산으로 전학 대학 졸업후 서울에서 생활 그래도 한국에만 가면 맑은 낮에는 더듬더듬 다닐 수 있으니까요 더구나 전 여름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이곳 중국에서 보낸 작년 여름은 한국선 땀 한번 흘리지 않고 상쾌하게 보낸 저에게 아 땀 흘리는것도 나쁘진 않구나를 깨우쳐준 음 .. 찜질방과 같은 여름이었습니다 습기가 아주 많거든요 전 알피라는게 저의 잘못도 아니고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저 사람이 다 같을 수 없다는 맥락에서 다 가질 수 없다는 맥락에서 이해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정말 장애인이라는 우리말을 고치고 싶은 사람중의 하나입니다 왠지 어갑이 좋질 않아서요 전 어릴때부터 너무 두껍고 무거운 안경이 싫었습니다 잘때도 안경을 끼고 자야 맘이 편했던 적도 있고 ... 그러나 중고등학교때 하도 부딪치며 안경을 깨먹어서리... 하하 왈가닥 소녀였거든요 전학간 학교에서 야자 끝내고 열심히 앞 사람들 소리르 듣고 따라가다가 계단인줄도 모르고 으악.. 떨어져서 안경을 못찾고 또 전봇대에 부딪쳐서 안경을 깬건 물론이고 눈까지 많이 다쳤을땐..하하 그래도 한번도 기죽거나 풀죽어 다닌적 없는 천방지축이었죠 그땐 대부분 그러하듯이 세상이 다 내것 같았거든요 뭐든 할 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으로 충만했었죠 하하 정말 안경이 싫어서 형편에 어울리지 않는 콘텍트렌즈가 무지 갖고 싶었었죠 대학가서 알바로 처음 산 렌즈 .. 너무 행복했죠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간사해서 또 그것도 눈이 아프고 간수하기 힘들어서 번번히 렌즈를 넣다가 씻다가 잃어버리곤 했죠 그래서 일회용렌즈를 사서 아예 일주일내내 하고 살았죠 하고 자기도 하고 스트레스는 없었는데 눈이 조금 아프기도 하고 그게 눈에 안 좋다고 해서 다시 라식수술을 하러 갔었죠 의사 샘은 알피가 문제지 그저 안경쓰고 살라고 교정시력이 0.1밖에 안 나오는데 비싼 라식을 해서 0.1만큼 보느니(그것도 제 눈은 시신경이 너무 약해서 장담할 수는 없다고 하시며) 안경을 쓰고 다니라 하시더군요 그리고는 치료법도 없다는걸 너무 잘 알고 있는 제게 알피얘기만 하시며 결혼은 아이는 하시며 걱정의 질문들... 두 병원에서 거절 당했지만 전 고집을 부려 라식을 했습니다 무척 고가이며 의료보험도 안되었지만 전 너무 하고 싶었죠 안경도 안쓰고 렌즈도 안할수 있다는데... 비싼 너무 비싼 돈을 감수하겠다는데도 안해준다니.... 눈이야 어차피 젤위에 한줄 (2.4 하는 시력검사판의)그것도 안경쓰고니... 더구나 알피는 서서히 시력을 상실한다니 그때까지는 신경이라도 덜 쓰고 싶었거든요 부딪치는 일..... 라식을 하고 잠에서 눈을 떳을때... 제게 어릴떼부터 익숙한 0.1의 세계였지만 맨눈으로 보는 행복은 정말이지... 물론 라식이후 눈부심현상도 심해졌고 라식도 1년쯤후엔 한쪽이 다시 나빠져 버렸지만 .. 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안경쓰것 보다 좋으니까요 근데 문제는 안경도 안쓴 멀쩡해 보이는 제게 주위 사람들의 무심코 던지는 말들 - 이 아가씨가 눈이 삐었나, 아가씨 취했어?내가 약 사줄까?,어 그것도 안 보여요 이거 몇개개요?, 정말 장님처럼 왜 그래요?... 잘 알죠 다들 사심없는 무심코의 말들이란걸... 전요 외국엘 많이 다녀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제 느낌엔 한국인들의 장애인 이해도가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아 이번에 장애인의 날도 있었고 ... 한국에도 이제 이해의 폭이 넓어졌기를 기대합니다 정말 조심해서 ... 누구 말대로 넌 정말 새색시처럼 걷는구나 ..그렇게 걷는 제게 부딪쳐도 무심코 심한 말을 내뱉지 않기를 .. 하하 눈이 나쁘니까 귀가 너무 잘들려서 혼자서 응얼거리는 소리도 너무 잘 듣는 저도 문제죠 하하 전에 학생들이 저보고 무슨 초능력이냐고 ...하하 물론 냄새도 ... 개코죠... 하하 혼자 더듬거려도 바쁜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지하철을 좋아하는 저입니다 버스나 택시는 이용할수가 혼자서는 무리죠 지하철은 내려가는 계단이 문제여서 항상 난간쪽으로 붙어서.. 하지만 이젠 감으로 손 놓고도 너무 잘 내려가죠 중간에 쉬는 곳 없이 쭉 내려가기만 하면 정말 문제없는데...하하 그러면 나이드신 분들이 힘들겠죠?... 제가 알피인줄 아는 사람들은 절 부축해서는 계단을 하나 둘 하면서 내려갑니다 당혹스럽죠 저희 회사 사장님은 여자 분이셨는데 저랑 같이 가시면 거의 안고 가시다시피 하셔서... 핫핫 내려가고 응 다시 하나 둘 셋 시작... 정말 얼굴이 화끈거리지만 그들의 친절에 그러지 마라고 선뜻 얘기하기도 조심스럽습니다 그저 조금만 앞서가면서 제가 잡게만해주면 감으로 잘 따라갈 수 있는데 말이죠 다 설명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전 아주 가끔은 그저 눈에 잘띄는 장애인이었으면 합니다 우리네 한국인들이 보기에 너무도 멀쩡하게 생긴 저희들 알피인들이 실수를 하면 무지 이상한 사람 쳐다보듯 하니까요 그러면 빈택시인줄 알고 타는데 좌석에 앉아있던 사람이 절 정말 이상한 사람처럼 쳐다보는걸 느끼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요 아 이곳에선 나가지 않으니까 그만큼 아픔도 없고 기븜도 없고 하지만 한국엘 가면 또...많은 일들이 있겠죠 사람들이 달라지질 기대하기 전에 이번엔 제가 달라져서 돌아가려 합니다 좀더 여유롭게 좀더 긍정적으로 모든일들을 받아들인다면 주위 사람들도 따라서 달라져 보일거라고 믿습니다 하하 벌써 김칫국부터 마시며 한국을 그리워하고 있는 저 자신이 우습군요 향수병이라니... 아니 병씩은 아니구요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들에 종일 생각으로 가득 차 오늘 제 리듬은 아주 독특합니다 아휴 말이 너무 많아 탈이죠 하하 모두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