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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일락 꽃향기 맡으며.......
    라일락 2004/04/16 850
      광화문에 갔습니다. 책 몇권을 사고 자판기 커피 한잔을 뽑아 지상으로 올라 왔습니다. 날씨가 따뜻하더니만 거기엔 하이얀 라일락이 흐드러지게도 피었더군요 대여섯살 쯤인가 시골집 앞마당에는 이맘 때 푸른 라일락이 한바탕 웃어주곤 했는데 마실 오신 머리 허여신 촌부들의 담배 연기 새로 읍내 다방에서 한 두번 먹어 본 코오피 냄새라고 하시던 게 기억납니다. 커피향과는 물론 다르지만 라일락 향도 진한 커피 내음도 내 코를 사알짝 찔러 올 때면 내 입에서는 한숨처럼 나도 모르게 아~~~! 하는 감탄사가 똑같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커피 향에 코를 박고 라일락 무더기에 눈은 굳어버린 채 무심한 차소리 들리지도 않는 웅성거림 그 속에서 잠시 나를 잃고는 머나먼 남쪽바다로 갑니다 나... 왜? 왜 여기 있을까? 어떤 꽃을 피우고 싶었지?! 애쓴 것은 오히려 지금의 푸른 잎 비~인 컵을 들고 다시 걷는 길에서 나의 등 두드리면서 라일락의 그윽한 바람이 살포시 웃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