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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몹시 부는 토요일 ...똑똑똑...문두드리는 소리..
새사람 있는가...?
예...
오늘은 머리를 꼭 깍아 달라고 하는데 바빠 우예는고...
지금 갈께요...
하던 세수를 마치고 가위와 빗을 준비해서 나가니 마당에서 기다리고 계신다.
죄송해요 진작 했어야 하는데...
몇해전 여성 복지회관에서 미용을 배웠습니다...절대로 실력은 늘지 않고 ...그져 동리에 약간의 정신장애가 있는 그녀의 전속 미용사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오랫동안 감지 않은 머리가 빗이 내려 가지 않고 약간 남다른 두상에 전혀 손을 쓰지 않던 머리라 고생도 했습니다....
이보게 그냥 짧게만 깍아놓게...팔순이 넘은 노모는 늘 같은 소리를 합니다.
매일 그녀가 하는 일이라곤 온동리를 돌아 다니는 것 ..잠시도 쉬지 않고 사계절을 그렇게 다닌다.
그래도 요즘은 꼭 머리를 감고 와서 깍아 달라고 하는 그녀...
버스를 기다리고 섰노라면 다가와서 이리저리 쓰다듬으며 이뼈..이뼈.. 하면서 반가워 합니다.
혹 동리에 봉사팀이 와서 머리를 깍아 줄라치면 싫다고 거부하는 그녀...
바람이 너무 불어 마당이 추운데도 한사코 들어 가기를 거부해 바람속에서 머리를 깍아 주었습니다.
언제나 실력이 좀 늘똥...
한마음 음악회를 열게 됨을 멀리서 축하드립니다.
쪼께만 실력이 되면 지금 배우는 이태리 가곡 들고 가서 떼를 써서 라도 세워 달라꼬 카는데 ...
시간과 공간적으로 여유가 없서서리...
그날이 아흔되는 우리 시조모님 생신이며...이방인이 젤 바쁜날이라서...
아름다운 음악회 되시구요. ..
추운일기에 건강하세요...배추부치개가 맛있는 계절에...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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