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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른이 되어 사회의 중산층에서 건강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한 중년남자의 얘기다.
혼자 알고 있기엔 너무 재밌난 얘기라 여기에 올린다.
유난히도 엄한 아버지 밑에서 5남매의 장남으로 괜히 동생이 울기만 해도 왜 동생을 울렸냐고 한대맞고,누군가 잘못해도 제대로 안 돌봤다고 한대맞고 늘 피터지게 맞다가 하루가 다 지나 갈 정도여서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 얼굴을 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랐단다.
그런 아버지가 어느날 자기보고 커서 의사가 되라고 했단다.
감히 "아뇨"라는 대답은 꿈도 못꿔 보고 무조건 "넵"라고 대답 해야만 했던 그 아이.
어느새 사춘기에 접어든다.
자신이 무엇때문에 살아야하는지 조차 모르고 그저 사육당하듯 그렇게 어린시절을 보낸뒤 무언가 알듯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멍한채 나날을 보내고 있을무렵 우연히 들른 병원에서 자신의 미래를 확고히하는 획기적인 장면을 보게 된다.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진찰실에서 커텐너머로 어여쁜 여자아이 하나가 윗옷단추를 여미며 나오고 있는데...
이건 완전히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따로 없어 보였단다.
바로 그순간 그 남자 아이는 결심한다.
그래 의사가 되는거야!
저렇게 예쁜 여자아이도 의사 앞에서는 아무 저항없이 옷을 벗으니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은 없을거다.
그때 부터 앞만보고 달려갔단다.
오직 의사! 의사 되기위해서..
그런데 막상 의사가 되고 나니 인턴생활이 너무 힘들었단다.
잠도 안재우고 욕은 평생 들어 먹을것 미리 다 들어 먹을 정도고 노가다도 이런 노가다가 없다 싶을 쯤에 미국으로 가게 되었단다.
다행히 미국의 인턴생활은 훨씬 쉬웠단다.
그런데 한가지, 과를 선택 할 시기가 다가오자 고민이 생긴 것이다.
될수 있는대로 한가한 과를 선택해서 편하게 의사 생활을 할려는 마음을 먹고 그때부터 나름대로 병원 생활을 눈여겨보게된다.
맨 처음 내과를 보니 밤낮도 없이 여기저기서 불러대 놓고는 잠이 안오니 재워달랬다고 한다.
겨우 한사람 재워놓으면 또 다른사람이 재워달랬단다.
그것을 보고 나니 마음이 변해 외과를 둘러보았다고 한다.
단순하게만 여겨졌던 외과 역시 응급환자가 젤 많이 오고가는 곳임을 알게되고 다음은 소아과를 살펴보게 된다.
천사와도 같은 어린아이만 봐도 행복해진다는 그 남자.
하지만 아픈 아이들은 그렇지 못했다.
토하고 울고 싸고 거기다 경기까지 해대면 이건 형언 할수 없는 아수라장이 되어버린다는 사실에 아연질색하고 그 다음은 산부인과로 눈을 돌린다.
선천적으로 여자를 좋아하는 그 남자는(자신이 말하길,,,남자가 남잘 좋아하면 그처럼 황당한 일이 어디있겠냐며 여자를 엄청나게 좋아하게 된 자신이 너무 감사한댄다.)
산부인과가 자신의 적성에 딱 맞다고 생각하고 결심을 할려고 하는순간...이런~ 뭔넘의 신생아들이 그리도 예의가 없는지 시도 때도 없이 막 밖으로 나오는바람에 너무 바빠보였단다.
다음으로는 정신과를 둘러보게 되는데
유일하게 정신과는 응급환자가 없는 과란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딸리는 영어실력에 미친사람들 영어는 도저히 알아듣기가 힘들어 이것도 포기...마지막으로 마취과를 선택했다.
아~ 그런데 이처럼 좋을 수가!
모자라는 영어 실력이 탄로날 참이면 바로 수면제로 마취시켜버리면 되고 뭘 좀 잘못해도 마취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상태로 나가버려서 뒷탈도 없으니 금상첨화라 생각하고 아직까지도 마취과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냥 웃자고 자신의 험난했던 얘기를 가벼운 농담식으로 해준것 같다.
진지한 의사님들 오해없으시길 바란다.
들을 땐 참 재미있었는데 막상 글로 쓰자니 긴장감도, 생동감도 떨어진다.
ㅎㅎ 난 얘기를 들으며 한참을 기분좋게 웃을 수 있었다.
좋은 얘기 재밌난 얘기를 들으면 여기식구들 먼저 생각나는 내가 주책일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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