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 정화언냐 다모삽질해다 놨어
    이세란 2003/09/03 1,012
      다모 (茶母)


    다모, 그들의 이야기 - 1. 장성백


    나를 향한 너의 칼끝이 떨리는구나.
    평생 형제들과 투지를 불태우며 살아왔건만
    너와 나의 모진 인연 앞에서는 모두 부질없음을 차마 말할 수 있을까.

    너의 애처로운 눈빛에 답하지 못하고 미소만 짓는 나를 알겠느냐.
    나의 어린 누이야.
    내가 누군지 알겠느냐.


    - 나를 죽이고자 했소?
    - 나는 이미 너를 베었다.

    나는 이미 예전에 너를 버리고, 지금껏 살아왔다.
    죽을때까지 함께 한다 약속한 너를 이제야 만나
    나는 한없이 너를 바라볼 수조차 없게 되었구나.
    재희야, 내 안에서는 아직도 어린 누이야...


    - 장성백! 모든게 끝났다. 네 앞에 보이는 건 천길 낭떠러지 뿐이다. 네놈은 길이 아닌 길을 달려온게야.
    - 길이 아닌 길이라... 길이라는 것이 어찌 처음부터 있단 말이오.

    재희야, 아버님을 아직 기억하고 있느냐.
    나는 이 썩은 세상에 새로운 길을 내고자 달려왔다.
    그것은 나의 길, 아버님의 길, 그리고 내 형제들의 길이었다.

    - 어리석은 소리 마라. 결국 네 놈이 이른 길은 죽음을 자초하는 벼랑일 뿐이야.

    그가 틀렸다.
    나는 오늘 이곳에 뼈를 묻겠지만
    내가 죽은 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길을 내기 위해 걸을 것이다.

    나는 지금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

    - 다만... 재희야...

    재희야...
    얼마만에 불러보는 이름이냐.
    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늘 심장을 저리게 했던 나의 누이야.

    처음부터 함께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너는 이미 좌포청의 다모 채옥으로 살아왔구나.


    - 내 칼에 보내지 않으면 천추의 한으로 남을 것이다.

    그래, 재희야... 이번에는 실수하지 마라.
    눈 감는 순간까지도 널 바라볼 수 있도록...

    -기필코 벨 것이다!



    너의 검으로 날 베지 말아라.
    너의 손으로 날 보내지 말아라.

    이제야 생각나는구나.
    오는 길 급해 어릴적 너의 옷고름을 숨겨두지 못하고 왔단다.
    부디 오라비를 죽인 죄책감에 너 자신을 가두지 말아다오.

    너의 칼과 손은 아직도 순수하니
    나는 너에게 죽은것이 아니다.

    한가지 더 미안한 것이 있다.
    나 대신 널 지켜준 그를 베어버릴 수 밖에 없었던 날 용서해 다오.

    아니, 용서하지 말아라.
    아니, 용서하고 다만 나를 잊어다오.

    아직도 너를 감싸고 있는 그의 영혼에게
    나는 이제야 감사의 말을 전하련다.

    내 아직 못다한 말들이 많지만
    너의 모습이 점점 멀어져만 가는구나.

    부디 다음 세상에서는
    평생 헤어지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 살았으면 좋겠어.


    다모 (茶母)

    다모, 그들의 이야기 - 2. 황보윤

    너를 보낸지 몇년의 시간이 흐른듯 했지만

    아니다. 네가 없는 이곳에는 아직도
    너의 향기가, 너의 호흡이 가득하구나.


    - 넌 누구냐?

    - 재희라 하옵니다.

    기억하느냐, 채옥아.

    너를 처음 본 그날은
    초라했던 나를 모두 감싸줄 만큼의 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 너도 나와 별반 다른 신세가 아니구나... 어서 업혀. 잡아먹지 않을테니까...

    터질듯 했던 나의 심장은
    내 등에 업힌 작은 너의 심장소리를 느끼며 위로받았었나보다.

    7살 너를 업고 나는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버리고 싶었다.

    - 너도 그렇지, 꼬마야...


    그리 해맑은 표정을 하고 있어도 난
    너를 볼 때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저리곤 했다.

    어머님이 살아계신지도, 오라비가 어디있는지도 모른 채
    힘들지 않았느냐, 고된 하루 하루가...

    네가 곁에 없는 지금에야 깨닫는구나.
    너 없이는, 나는 그저 너를 만나기 전의 그 힘없는 소년과 다름없음을...


    옥아, 날 위해 몸을 그리 무심히 다루지 마라.
    모든것을 다 가져도, 네가 다치면 나에겐 소용없다.

    - 아프냐... 나도 아프다.

    옥아, 상처가 많이 아팠느냐...

    웃는 너만 봐도 아픈 날
    더이상 아프게 하지 말아다오.

    - 나으리, 소녀가 하겠습니다.

    옥아, 제발 나를 힘들게 하지 마라.
    너는 내가 한걸음만 나아가기를 원하면 언제나 두걸음, 세걸음을 나아가는구나.

    - 제겐 가족도, 희망도 없습니다. 하지만 나으리... 제가 왜 사는지 아십니까?

    나를 위해 너는 간다고 했다.
    늘 그렇게 넌 너의 길을 가버리고야 마느냐...

    - 나으리 곁에서 나으리를 도울 수 있을때만이... 저같은 것도 숨쉬고 있다는 걸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 나는 너를 알기에
    너의 마음이 곧 나의 마음이기에

    너를 보내었다.

    - 가거라... 그리고 반드시,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거라...!

    보내면서도, 보낸후에도 후회할 것임을 알면서...

    옥아, 나는 어찌하면 좋으냐.
    너의 얼굴이, 너의 웃음이 내 눈앞에서 떠날 줄 모르니 어찌하면 좋으냐.

    나는 네게 무엇이냐...

    너는 내 마음을 아느냐.


    옥아, 빛깔있는 구슬, 나의 채옥아.

    내 마음 모른다 해도 나는 괜찮다.
    다만 그 웃음 잃지 말고 늘...

    내 곁에 있어다오.

    - 나는... 좌포청의 다모요.

    - 우리가 서로 칼끝을 겨누어야 할 사이였더냐.

    - 도대체... 넌 누구냐!

    - 베거라! 나는 화적패의 두령이고, 너는 포청의 다모다.





    다모 (茶母)

    다모, 그들의 이야기 - 3. 장성백 02


    처음 보았을 때
    아름다운 사람이라 생각했다.

    빛나는 눈빛과 의로운 마음씨.

    이제야 만난 것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 내 뒤를 밟은 연유가 무엇이오?

    - 내 괜한 객기를 부렸소이다. 나서지 않아도 될 일을...

    다시 만났을 때
    그녀는 포도청의 다모였다.

    이 세상 미련따위 없이 살았던 나였지만
    그 진실된 눈동자에서 내가 느낀 것은 절실함이었다.


    우연히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을때
    그리운 사람이라 생각했다.

    내게는 헤어진 누이 하나가 있지.
    그 애가 살아있다면, 스물 하나이다...

    어린 처녀가 웃으며 내게 다가오는 꿈을 꾸었다.
    누이의 꿈을 꾸던 날, 그녀가 산채에 왔다.

    - 무슨 일로 산채에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난일은... 모두 잊어라.

    그 날은,
    나의 여인이라 생각했다.

    - 산채에서 정을 나누며... 오래도록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




    거칠고 험한 산채 생활에서 나를 따르는 이가 수백이었지만
    서로 위안하며 위안받으며 살아갈 가족을 너와 만들고 싶었다.

    그때 너를 구하며 나는
    누이에게 지은 죄를 잠시나마 갚았다는 모진 생각도 하였다.

    - 토포군이 올 것이오.

    장 채옥...

    너는 누구냐.
    왜 내게 온 것이냐.

    - 처음 입을 열었을 때, 고맙다 했던 말도... 다 거짓이었겠구나.

    - 닥쳐라! 한마디만 더 하면, 벨 것이다.

    가슴이 무너져버릴것 같은 그런 눈빛으로 내게 칼을 겨누며
    화적패 두령의 목을 베기 위해 온것이냐.

    - 죽어가는 너를 살리고자 했던 내 마음... 진심이었다.

    너를 향한 내 마음은 진심이었다.

    너에게만은 모두... 진심이었다.

    너와 나는 누구의 뜻으로 만나게 된 것일까...

    - 나는 백성이다. 너와 다름없는 이 나라의 백성이다!

    지금까지는 만나보지 못한
    앞으로도 다시는 만나지 못할

    내가 사랑하는 여인.

    내가 너의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

    - 다시 만날 때는 부디... 칼끝을 겨누지 않는 세상에서 보자...


    다모(茶母)

    다모, 그들의 이야기 4 - Special 마축지 어록

    (다모, 그들의 이야기 1, 2편 10만 히트 기념! -_-...)

    ------------------------------------------------------------------------------------------------
    첫번째 - 도대체가 주모여, 다모여!? (클릭 후 열기^^)

    상황설명 - 어찌저찌 하여 사주전 패거리와 함께 포도청에 끌려간 축지와 타박녀

    축지 : 포졸 나으리.. 참말로 기막힌 나 사연 한번 들어보쇼... 예에??

    포졸 : 아~ 참, 그 놈 거 되게 말 많네... 빨리 가! (축지의 뒷통수를 친다)

    축지 : 아야! 으흐흑... 참말로 그만 좀 패쇼, 이씨... 여그서 패고 저그서 두들기고... 참말로... 나가 동네 북이여 뭣이여!!
    툭하면 때리고 지랄이여 지랄이...

    타박녀 : (축지를 타박하며) 으이구~ 이놈의 인사! 그래 내가 뭐랬어~! 그 다모한테 또 걸릴 것 같다고 했잖아!!

    축지 : 뭣이 어쪄? 뭣이 어쪄??

    축지 : (어이없어하며) 아이 근디, 어찌케 요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포청 다모가 뭔거를 한다고 주막에 있냐고...! 도대체가 주모여, 다모여!? 엠병할...

    ------------------------------------------------------------------------------------------------
    두번째 - 방구라도 뀌어야 똥을 싸는 것인디...(클릭 후 열기^^)

    상황설명 - 어떻게든 성백에게 달라붙기 위해 뒤쫓아온 채옥과 축지

    축지 : (멀리서) 거시기~ (넘어지다 일어나 애걸하며) 우리를 좀 거둬주시요.. 지발 좀 데려가주랑께요~
    방방곡곡에 용모팔교 다 붙어있는디, 옴짝달싹이라도 허겄습니까요?
    근다고 머리 깎고 평생 절에서 숨어살수도 없는노릇이고라우... 우릴 좀 거둬주시면 안될까라우?

    성백 : 돌아가시오. (돌아선다)

    축지 : (성백의 옷자락을 부여잡으며 불쌍하게) 두령님!!

    성백 : (노려보며) 함부로 그 입 놀리지 마시오! 계속 따라온다면 아우를 도와준 빚을 따지지 않을 것이오. (가버린다)


    축지 : 얼음덩이를 쳐안고 사는 것이여 뭐시여!? 겁나게 차갑게 지랄이네, 옘병할 놈들...
    (채옥을 돌아보며) 이거 큰일 나부렀는디... 아 방구라도 뀌어야 똥을 싸는 것인디...
    아예 받아줄 낌새가 안보인당께라우... 아 돌아가장께요오~ 예?

    채옥 : ......(오던 길로 돌아간다)

    축지 : 음머? 참말로 가는 것이여? (졸졸 따라가며) 아니지라우? 아 그란다고 참말로 가믄 쓰겄소?
    발길 돌리쇼~! 디질 때 디지더라도 따라 붙어보장께요~? 예? 성님!!

    ------------------------------------------------------------------------------------------------
    세번째 - 깻잎을 어따뒀나... 깻잎이...(클릭 후 열기^^)

    상황설명 - 채옥이 풀무간으로 잠입하는 사이 보초를 유인하는 축지


    축지 : (갑자기 똥 싸는 폼을 하고) 아고메... 아 워째 요로코롬 안나온다냐... 끄응... 아고매...
    아고 참말로... 아구매... 별도 드럽게 많네 잉...힝...

    보초 : 누구요!?

    축지 : (놀라는 척 하며) 아유! 아구매... 하마트면 뭉갤뻔 했네 참말로... 나여라우 나, 마가... 마가..

    보초 : 아유, 참나... (코를 막으며) 아이고오~ 크... 아 이거 뒷간 놔두고 여서 뭐, 뭐하는게요?

    축지 : (멋쩍은 표정으로) 나가 좀 안나오는 편이라우... 아 뒷간에 앉아있어도 영 소식이 와야제 말이여라우...
    혀서 시원한데서 별 보고 앉아있으면 쪼깨 나, 나오... (반가운 얼굴로) 시... 시방 나오네... 어메... 시원한거...

    보초 : 아이고... 하던거 마저 끝내고 얼른 들어가쇼!

    축지 : 고맙소 잉... (눈치를 살피며) 가마있어봐... 깻잎을 어따뒀나... 깻잎이...







    ::: 게시판 ::: 만든人 :::

    옮긴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