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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가 보이나?
    향기론 2003/08/06 922
      어릴적부터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는게 꿈이었던 어느 여학생은 부모님의 이기심때문에 원하는곳에 지원을 못하고 간판식(?) 대학을 가게된다. 그러나 세월이 가도 그 꿈에 대한 열정은 식지않았고 결국에는 중퇴를 하고 자신이 원하는 사범대학에 합격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꿈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주요 신문이나 뉴스보도에 일선교사들의 비리가 서두에 다루어지는 것을 보고 심한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내가 그토록 소원하고 꿈꾸어 온게 바로 저런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선가? 설사 그렇다고 해도 스승에 대한 신의를 손바닥 뒤집듯이 하는 학부모들의 자녀들을 과연 내가 제자로 사랑하며 교육시킬수 있을까? 여러가지 복잡 미묘한 감정으로 오랜 꿈에 대한 원망까지 서슴치 않게 된 그녀. 힘없이 터벅터벅 마지막 수업을 들으러 강의실로 들어선다. 모든게 무의미한듯 겨우 몸과 마음을 추스려 교수를 맞이한다. 노교수는 아무말없이 커다란 벽을 가득채운 칠판에다 분필로 점하나를 찍는다. 그리곤 무겁게 입을 열어서 제자들에게 묻는다. "제군들! 이 칠판에 뭐가 보이나?" "........." 이미 자괴감에 빠져버린 제자들은 대답할 의욕조차 보이지 않는다. 또 다시 묻는다. "뭐가 보이는지 누가 대답해보겠나." 누군가 억눌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검은 점하나요." "그래? 그럼 다른사람들은? 같은 대답인가!" 다들 조금씩 의욕을 가지며 생각을 해보지만 다른 대답을 하는 제자들은 없었다. 노교수는 자신의 사랑하는 제자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둘러 보면서 말을 잇기 시작했다. "제군들의 그런 비창의적인시각을 가지고는 스승이 될수 없다. 미래의 꿈나무를 키워나가야 하는 스승은 보편적인 시각을 벗어나서 세상을 바라보는 깨어있는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작은 점을 수용하고 있는 넓은 칠판은 왜 보지 못하나. 빙산의 일각정도에 불과하는 작은 점하나에 모든 것을 지배당해서 수없이 많은 아름다움을 누리지못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제군들의 꿈을 포기 할참인가! 말없이 소리없이 일선에서 진정한 스승의 길을 걷고 있는 참된 교사들이 비리교사들 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왜 모르나." 볼품없는 덩치에 우렁찬 목소리는 아니였지만 순간 자신에게 배신감을 느꼈던 그녀는 온몸에 형언 할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너무나 쉽게 좌절했던 우매함을 깨달으며 노교수님에게 더 깊은 존경심을 갖게 된다.동시에 잠시 흔들렸던 자신의 꿈에 대한 열정도 되찾게 되었다. 제가 즐겨듣던 모 라디오 방송국에서 들었던 얘기를 재구성하여 들려 드렸습니다. 매스컴의 맹점을 느끼게 하는 글이죠. 특이하기때문에, 알고 듣고 보면 깜짝 놀랄만한 얘기니깐, 호기심을 자극할만 하니깐 보도하는것이지 평범한것이라면 굳이 비싼 돈들여 방송하고 그러진 않겠죠. 물론 타산지석이라고 경각심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수있게 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살기 힘든 요즘은 너무자극적인 보도언어로 잠재된 범죄의식과 사회병리악에 대한 신드롬이 생겨 날까 두렵군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는 아무도 모르게 남을 위해 헌신하고 또한 실패한 인생들을 위해 자신의 일처럼 발벗고 나서서 격려하며 살아 가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습니다.가진건 없지만 서로 나누어가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많습니다. 더 많이 가진것에 감사하며 재산을 사회에 반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자기탓은 아니지만 오히려 자신이 그 책임을 물고 평생을 힘들게 살아가면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구요. 작은 오점하나에 현혹되어 귀중한 자신의 미래를 접어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밤은 모든걸 잊고 편안한 잠자리에 드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