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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프한 한국남자가 좋다 (펌)
    이세란 2003/07/31 1,096
      갠적으로 박찬호를 별로 좋아한 적은 없다....... 물론 싫어한 적도 없다..... 야구라는 게임 자체를 즐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박찬호가 맘에 들었을 때가 꼭 한번 있었는데..... 빗나가긴 했지만 경기 도중 상대 선수에게 힘차게 날려차기를 하면서 쌈을 걸었을 때다........ 사실 빗나가면서 넘어진 모습은 별로 멋있지 않았다....... -_- 그렇지만 어쨌든 올려차기를 시도했다는 건 맘에 든다...... 만약 빗나가지 않고 정통으로 상대 선수에게 맞았다면 그것도 아마 문제가 됐을 거다........ 미국 선수들 싸우는 거 봐라..... 아주 조잡하다....... 첨엔 침튀기도록 가까이 마주보고 뭐라뭐라 마구 소리 지르다가 좀 격해지면 서로 밀기 시작한다....... 이놈의 나라가 주먹 싸움이라는 문화에 익숙하지도 않고 까딱 잘못 건드렸다간 몇백만불짜리 소송도 걸리는 판이니 싸움도 조심하면서 싸울 수 밖에 없다.... 근데 박찬호는 그때 올려차기를 해버렸다...... 그걸 보면서 울 신랑이 한 첫마디..... "미쳤군, 스파이크 밖힌 신발로 차려고 들다니....." 그렇다.... 만약 그 발에 맞아서 상대 선수 얼굴이라도 까졌음 골치 아파지는 거다...... 하지만 또 누가 아나....... 이렇게 생각했을지....... "이거 진짜 무서운 넘이네..... 싸우는 척이 아니라 진짜로 싸우쟎아...." 박찬호가 상대방 얼굴을 겨냥했건 안 겨냥했건을 떠나서 몇백만 시청자들이 보는 가운데 미국 선수에게 발길질을 한 건 누가 뭐래도 잘했다....... 나는 한국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많이 받지 않는냐는 질문을 질리도록 들었는데, 내 갠적인 생각으로 볼때 미국이라는 나라는 동양 여자가 성공할 확률이 꽤 높은 나라다........ 특히 동양 남자가 성공할 확률에 비한다면 한국이나 일본의 몇십배는 된다고 본다...... 그렇다면 동양 남자가 성공할 확률은........ 모르긴 몰라도 동양 여자보다 낮으면 낮았지 높진 않을 것이다....... 동양 사람들이 머리가 좋다, 유식하다, 돈이 많다 ...... 등등의 선입견으로 묘사되는 일은 종종 있다...... 그러나 사회 생활 하는데에 있어선 동양 남자들에게 불리한 요건이 꽤 있는데..... 우선 방송계를 보면 안다........ 미국내 텔레비젼에 나오는 수많은 앵커와 리포터 중, 동양 남자가 많은가, 여자가 많은가? 당연히 여자가 많다........ 영화계를 보자, 동양 남자가 텔레비젼이나 영화에 나와서 히트 친 경우는 이제까지 단 한가지 밖에 못봤다........ 쿵후나 태권도 같은 걸 하며 날라다녀야 한다...... -_- 유일하게 주윤발이 총싸움으로 떠 보려고 했지만 별 호응이 없다가 와호장룡에 와서야 겨우 뜬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그렇지만 동양 여자는 모델도 많구 텔레비젼이나 영화에도 꽤 출연한다...... 동양 여자는 의외로 동양인이기 때문에 혜택을 받을 때가 많다........ 우선은 경제와 문화, 정치를 쥐고 있는 백인 남자들이 경쟁의 대상으로 보기는 커녕, 똑똑하다, 가냘프다, 여자답다, 현명하다...... 등등으로 생각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동양 남자는 평균적으로 볼때 백인이나 흑인 애들에 비해 똑똑한 편이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우선은 언어....... 여자가 남자보다 언어쪽 두뇌가 더 발달했다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일 것이다....... 즉, 똑같은 기간동안 영어를 연습해도 여자가 빨리 터득한다........ 게다가 신체적으로 볼때 동양 남자는 백인이나 흑인보다 외소한 편이다...... 서글픈 유전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한국인은 키가 큰 편인데 일본이나 중국, 베트남 쪽 보면 정말 작다..... 외국인 남자가 작은 동양 여자를 사랑스럽다고 하는 말은 들어봤어도 외국인 여자가 작은 동양 남자 좋아한단 말은 못 들어봤다....... 외국인 남자랑 결혼한 동양 여자 숫자에 비해 외국인 여자랑 결혼한 동양 남자의 숫자가 턱없이 적은 이유도 여기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찬호가 메이져 리그에 올라갔다........ 미국에 사는 동양 남자의 가장 큰 컴플랙스는 아무래도 신체 조건일텐데 박찬호는 어쨌든 떡 벌어진 체구하나는 좋다........ 백인이나 흑인에 비해 평균 신장도 작고 근육질이지도 않다는 선입견을 가진 동양인이 어쨌든 다른 것도 아니구 스포츠 분야에서 이들과 겨룬다는 것 자체가 의미심장한 일이다....... 아니, 근데 이 인간이 경기 도중 발길질까지 했다....... 오호라, 미국애들이 보면서 경끼하고도 남을 일이다........ 김남일이 좋은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솔직히 울나라 축구 선수들 너무 예의바르다........ 독일전에서 황선홍이 너무 좋은 기회를 놓쳤다....... 독일넘이 황선홍을 저지하려구 발악하다가 제풀에 자빠졌는데 심판이 황선홍의 파울을 불어버린 것이다........ 이럴땐 말이 통하든 안 통하든을 떠나서 이영표 처럼 "왜! 왜!" 하고 소리도 지를 줄 알고 그래야 한다........ 생각해봐라...... 심판도 사람이다...... 어느 경기를 맡든 심판 잘 봤다는 소리 듣고 싶구 선수들 앞에 권위도 세우고 싶을 것이다....... 이왕 파울 줄거면 폼나게 줘야 할텐데...... 심판이 파울이라고 할 때 묵묵히 순종하는 팀한테 파울주는게 폼나겠나, 아님 바락바락 대들며 심판한테 개기는 상황이 더 폼나겠나....... 내가 심판이라도 내 권위를 세울 수 있는 넘에게 파울 주겠다........ 물론 정도가 지나친 넘들은 어디에나 있다....... 포르투갈의 핀투가 그 예일 것이다....... 심판을 주먹으로 치다니...... 절대 제정신의 스포츠맨이 아니다...... 그래봤자 자기도 경기 출장 정지 먹어서 손해구 팀은 팀대로 심판한테 미운털 밖혀서 남은 경기 내내 고생한다....... 심판한테 미운털 밖히기 싫음 알아서 다른 방법으로 터프해지면 되는 것이다..... 김남일처럼 남모르게 지단의 다리를 뭉게 놓거나 이천수처럼 말디니를 후려차 주는 것은 어떨까......... 말씀드리는 이 상황, 갑자기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게 떠오른다...... -_- 내, 내 말의 포인트는 딴 선수들이 함부로 넘보지 못하게 해야한다는 말이다.... 싸움을 부추키는 게 아니라.......에구...... -_-;; 난 더욱 많은 선수들이 김남일의 태도를 본받기 바란다....... 지단의 다리가 망가진후 인터뷰를 들어보자 "내 연봉에서 까라고 하세요........." 뭔 쓸데없이 유감이라는 둥,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둥, 하는 소리 다 필요없다...... 동계 올림픽 끝나구 오노가 저 잘났다구 더 날치는 거 봐라........ 울 김남일 선수, 다시 생각해보니 아직도 예의가 바른 것 같다....... 오노처럼 우겨도 된다........ "지단이 반칙을 해서 심판이 정지할 줄 알았는데 그냥 경기를 진행하더라구요..... 저도 다리가 좀 안 좋군요......" 뭐 이런식으로........ -_- 얌전한 대응이 먹혀들어갈 때도 있긴 있다....... 페루쟈가 안정환을 축출한다구 떠들었을 때 안정환 선수의 인터뷰가 그 예다.... "어쨌든 페루쟈에서 많이 배웠구 고맙게 생각한다......." 본받을 만한 태도다, 왜? 페루쟈의 안정환 축출 기사가 나간후 쏟아진 비난을 보면 대부분 "성숙하지 못한 스포츠 정신" 어쩌구였다........ 이럴때 안정환이 무지무지 성숙한 척을 해버렸으니 페루쟈가 얼마나 쪽팔렸겠냔 말이다........ 이런건 아주 잘했다........ 얼굴만 잘생긴 줄 알았더니 맘씨도 잘생겼다...... 내가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울 나라 선수들은 앞으로도 세계에서 뛸 생각을 하고 쇼맨쉽이나 방송 매너, 이미지 관리 등을 좀더 세련되게 했음 좋겠다는 생각이다......... 터프한 동양 남자의 이미지를 세우는 건 특히 중요하다....... 아직도 동양 남자라면 자기네들보다 힘도 없구 키도 작구..... 뭐 그딴 식으로 생각하는 애들에게 그게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이미 머리로는 옛날 옛적에 따라 잡았으니 마지막 남은 선입견 하나만 없애면 된다..... 인터뷰도 마찬가지다....... 이겼을 때는 좋아죽겠다고 날치는 모습도 보여주고 정말 멋진 게임이었다구 선수를 치면서 심판 비리 어쩌구하는 말이 얼토당토 않다는 것도 보여줘야 한다....... 울 신랑은 스페인전 하던날 자다 일어나서 경기 다 끝난 담에 텔레비젼 틀었는데........ 한국팀이 경기장 퇴장하는 것만 봤더니 인터뷰도 안하고 조용히 그냥 나가길래 한국이 진 줄 알았단다....... 어떤 신문 기사에서도 봤더니 울나라 선수들은 인터뷰를 너무 안 한다고 한다..... 이거 문제다........ 월드컵이 축구만 잘해서 월드컵인가? 국가 홍보 엄청 되는 게임인데..... 인터뷰고 뭐고 적극적으로 달라붙어서 태극기라도 한번 더 보여주고 한국말이라도 몇마디 더 해야 한다......... 할 말 없음 미친척 좋다구 방방 뛰면서 악~! 소리라도 질러라....... 뉴밀레니엄은 문화 전쟁의 시대라는 거 잊지 말자........ 안정환의 인터뷰도 페루쟈가 설치는 걸 보고 성숙해 보일려구 머리 써서 그렇게 말한 건지, 아님 원래 그렇게 착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상황 돌아가는 거 보면서 인터뷰에 응하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난 터프가이가 좋다......... 홍명보 선수에게 반한 것도 이태리전 때 토티 혼내는 걸 본 담이었다...... 김남일은 축구 실력으로 보나 드러운 성깔로 보나 진짜 유망주다....... 그럼 터프가이는 나같은 아줌마만 좋아할까? 다른 여자분들도 미치게 좋아한다......... 이번에 김남일 선수가 터프가이 이미지로 확실하게 뜬 걸 기억하자....... 그럼 울 신랑은? 울 신랑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젤 좋아하는 선수라고 뽑은 건 이천수였다........ 말디니 머리 차는 거 보고 반했단다....... -_- 그렇다.... 미국 남자도 터프한 스포츠맨을 좋아한다....... 이태리전 이후 한국 경기가 있을 때마다 신랑과 나의 대화는 대충 이렇다..... 신랑: 머리 찬 사람 어딨어? 니나: 저기...... 신랑: 와~ 나왔다!!!! Kick the head!!! Kick the head!!!! (-_-) 한국 남자는 세상에서 젤 멋질 수 있다....... 키도 크고 머리도 좋구 잘 생겼다...... 일본 남자들 보다 한국 남자 보면 전 국민의 꽃미남화다........ (과장이 좀 심했지만 넘어가자..... -_-) 재주도 많아서 울나라 남자 중 컴퓨터 못하는 남자 본 적 없구 운동이든 음악이든 한가지 정도 특기 없는 사람 못 봤다....... 한국 여자에게는 자상하고 로맨틱하게, 그렇지만 국제사회에서는 과감하게 예의를 벗어던지구 터프하고 성깔있는 멋진 모습 키워 나가길 진심으로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