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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언제나 그 자리에있다
난 언제나 바다가 그립다
늘 그런것처럼 바다를 바라본다
단지 둘이 아닌 혼자라는게 다르긴해도
바다를 바라보면서도 그리운것은 누가 곁에 있을때도 마찬가지였다
난 늘 무엇을 그리워하며 살아 온것같다
그것이 사람인지 자연인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과 같이 묵었던 그집
사람이 많아도 그 방에 갈 수있는것은 다락방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 방에 들어 온 것도 방들이 다 찼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애인과 찾다 찾다 없어서 이방까지 오게 됐지만
그 이후 여름 겨울 아무때나 이곳에 오면 그냥 이집에 이 방으로 온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방...
창문 한쪽 구석에 적어놓았던 표시때문일까
난 어디 갈때마다 회이트를 들고 다닌다
그래서 강아지가 영역표시하듯 다녀간 흔적을 남기곤 했다
다행히 그방은 비어 있었고
이제는 알아버린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주셨다
당연한일이지 매년 두번씩 그것도 나이차이나는 앤하고 왔다갔었으니...
그리고 우리의 다정한 모습을 하나도 이상하게 생각지않으셨다 시골분인데도...
난 지난 겨울에 혼자 왔었는데도 기억이 안나셨는지 다시 물어보신다
아니 왜 혼자여 ?
그런데...
그방이 이상하게 깨끗해보인다
아 도배를 다시 했구나
난 방에 들어서자마자 유치찬란한 커텐을 걷어보았다
나무창틀까지 붙어있는 벽지를 조금 벗기고보니 낯익은 글씨가 있었다
그 언젠가 벽지에 써놓자고 말했더니 도배 다시하면 없어질거라고 앤이 말했었다
그래서 갖고다니던 화이트로 창틀 모서리 끝에 적어 놓았는데...
주인 아주머니 눈치 채지않을까 걱정도했었지
그런데 그때 그러길 잘했다
이곳에 앤도 다녀갔을까 나 아닌 다른여자와 함께?
난 침대끝에 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해마다 여름 겨울 이 창가에 앉아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고있으면
앤은 웃으며 물어보곤했지
바다가 그렇게 좋아?
우리 바닷가에서 살까?
뭐하고 살지?
물고기 잡아먹고 살지
물고기만 먹고 살수있어?
물고기 안먹고도 살수있는걸
...........
그랬다
그사람은 마치 아무것도 먹지않아도 살수있는것처럼 말했었다
나도 믿었다 아무것도 않먹어도 살수있을거라고...
어둠이 깔려도 사람들은 뭐가 좋은지 마냥 웃고 떠든다
바닷가로 걸어나갔다
어두운 바다를 바라본다 아무것도 보이지않는다
아무것도 들리지않는다
바다 그리고 나...
전에도 그랬듯이 모든것을 바다에 던지고 가야지 하며 왔다가도
새록새록 피어나는 추억들이 따개비처럼 따닥따닥 떨어지지 않고 붙어있으려한다
난 언제나 바다가 그리울것같다
그런데...
앗 이런...
이 목소리는... 기차안에서 시끌거리고 웃기던 그 사람들을 여기서 만날줄이야
바다가 넓은 것만은 아닌가보다 이런...
그냥 모른척 목소리를 뒤로한채 도망가듯 지나칠려하는데
기차옆에 앉아있었던 그사람 날 아까부터 보았었나보다
우찌 이런일이...
반가운건지 짖궂은건지 "저기여" 하며 뛰어온다
히 웃고 서있는 나에게 다가와 하는말 " 많이 슬프신가봐요"
장례식을 말하는건 아닐테고 ...
그냥 웃기만했다
여기까지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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