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편화된 해외 여행과 가속화된 서양 문화의 유입으로 원두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커피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지 100년이 넘은 지금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원두커피에 대한 관심은 좀 늦은 감이
있다. 인스턴트 커피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의 입맛에 원두 커피는 맹물 같거나 쓰게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이는 잘못된
음용 방법과 단순한 선입견 때문이다. 좋은 원두를 선별해 올바른 방법으로 마신다면 커피의 맛을 몇 배나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원두 생산 과정에서부터 지역별 특성에 이르기까지 원두 커피 자체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필두로, 다양한
커피 메뉴와 제조 방법, 커피 기계의 종류 등 커피를 다루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익히게 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아이템인 원두커피를 기존의 식음료 관련 사업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키는 데 필요한 경영 지식을 체계적으로 다루게 될 것이다.
커피의 모태, 그린 빈
우리가 흔히 원두라고 부르는 까만 커피콩은 녹색 빛을 띤 생원두를 볶은 것이다. 서양에서는 이것을 그린 빈(Green
Bean)이라 부른다. 그린 빈은 높은 열로 볶으면 밝은 갈색에서 차차 짙은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 과정을 배전(倍前
: 로스팅 Roasting)이라 한다.
커피는 북위 25도와 남위 25도 사이의 열대, 아열대성 기후에서 재배된다. 이것을 커피 존 (Coffee Zone)
또는 커피 벨트(Coffee Belt)라고 부른다. 중남미, 아프리카, 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하와이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 풍부하지만 뜨겁지 않은 햇빛, 적당한 강우량과 배수가 잘되는 화산지대 토양이 이상적이다.
상록수인 커피나무는 심은 지 4~5년이 지나면 하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데, 빨간 체리처럼 생긴 열매가 줄기마다
주렁주렁 열린다. 잘 익은 과육 속에 딱딱한 내피와 얇은 은색 껍질에 둘러싸인 초록색 커피 콩들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가공 전의 그린 빈이다.
그린 빈의 가공은 커피콩을 과육과 껍질에서 제거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그 과정을 살펴보면, 첫째 건조식이나 수세식으로
콩을 과육에서 분리한다. 건조식은 햇볕에 열매를 말려 떨어지게 하는 것이고, 수세식은 말 그대로 물로 세차게 씻어서
과육을 벗겨내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콩들은 자연스럽게 발효되어 커피의 맛과 향이 살아나게 된다.
커피 콩을 싸고 있는 내피와 은색 껍질은 기계에 넣어 인공적으로 뜨거운 바람을 이용하거나, 다시 햇볕에 널어 기다란
나무쟁기로 여러 번 뒤집어 가며 말리는 과정에서 제거된다. 이 작업이 끝나면 기계와 수작업을 통해 이물질을 제거하고
크기별로 나뉘어 포장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그린 빈들은 창고에서 1년 내지 2년 동안 변질되지 않고 신선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건조식으로 가공된 커피는 맛과 향이 깊고 풍부한 반면, 맛이 일정하지 않아 커피의 질이 잔마다 다르다. 수세식 커피는
그에 비해 질이 균일하여 상품성이 뛰어나지만 건조식 커피가 주는 심오한 맛을 찾을 수 없다.
배전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커피의 맛과 색깔
배전에 대해 간략히 줄여 말한다면, 많이 볶을수록 커피 원두의 색깔은 더욱 진해지고 반들반들하게 윤기가 돌게 된다(표
참조). 이같은 원두는 진하고 쓴 맛을 내지만 실제 쓰고 강한 커피의 맛은 커피를 물에 타는 데서 온다. 약(弱)배전을
한 커피도 커피의 양이 많고 물이 적으면 맛이 진해지고, 강(强)배전을 거친 커피도 약하게 타면 묽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원두를 써도 배전을 잘못하면 원두가 가진 가치를 모두 잃게 된다. 그린 빈을 배전기에 넣는 순간부터 볶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샘플을 꺼내 커피 콩의 색깔을 자주 확인하지 않으면, 0.1초 사이로 원하는 맛이 달라지거나
타버리기 때문에 아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배전 기술자는 원두의 종류와 특성에 맞게 배전의 정도를 결정해야
하며, 여기에는 오랜 경험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유능한 배전 기술자는 예술가적 창조성과 과학자적 치밀함을 겸비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커피가 제조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여기서 우리가 즐겨 마시는 인스턴트 커피는 한 번의 공정과정을 더
거치게 되는데, 배전을 끝낸 커피를 분쇄한 후 동결 건조시켜 물에 잘 녹도록 만든다.
커피의 품종, 로부스타종과 아라비카종
커피의 품종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맛이 떨어져 유통이 안 되는 라이베리아종을 제외하면, 인스턴트 커피의 원료인
로부스타종과 원두커피를 만드는 아라비카종이 있다. 두 품종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커피를 생산하는 과정이 다르다. 해발 1,000미터 이상에서 자라는 아라비카의 경우 기계를 이용한 대량 재배와
수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람 손으로 일일이 심고 가꾸고 거둬야 한다. 원두 커피는 높은 지대에서 재배될수록 질이
좋은 것으로 인정되는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지대가 높을수록 기후가 서늘할 것이고, 열매가 서서히 익어 밀도가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로부스타의 경우 평지에서 기계로 재배하기 때문에 콩이 여문 정도나 크기, 결손 원두를 가리지
않고 모두 한꺼번에 가공된다.
둘째, 로부스타종이 아라비카종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두 배가 넘는다. 인스턴트 커피에는 한 잔당 보통 약 20g 이상의
카페인이 있다(자판기 커피 37g, 원두 커피 11g, 녹차 17g 정도).
셋째, 로부스타종은 맛과 향이 떨어진다. 블랙 커피는 무조건 쓰다는 인상을 심어 주게 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차이는 무엇보다도 신선도에 있다. 마시기 전에 바로 갈아먹는 원두 커피는 향기도 감미롭지만, 건강에도
좋다. 볶은 원두는 밀봉했을 때 1주일, 분쇄 후에는 1시간 안에 먹는 것이 좋다. 이에 비해 인스턴트 커피의 유효기간은
1년 이상이다.
커피의
생산지별 특성
생산지별 커피의 특성을 살펴보기 전에 커피의 맛을 감별하는 방법과 커피 맛의 종류를 살펴보는 게 좋을 듯하다. 커피의
맛을 감별하는 것을 커핑(coffee cupping)이라 하는데, 전문 감별사들은 커피 한 잔에서 수십 가지의 맛을
찾아낸다. 원두가 지닌 고유의 풍미를 읽어냄으로써 불순물이 섞여 있는지, 맛은 얼마나 풍부한지 등을 분석해 등급을
매긴다. 하지만 이것은 수년 간의 노력과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것이고, 여기서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구별하고
손님의 기호에 맞게 추천할 수 있는 커핑의 방법을 살펴보기로 하자.
커피의 맛을 표현하는 방법
커피를 마셨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농도와 밀도이다. 이것을 바디(body)라고도 하는데 약하다(low 로우),
가볍다(light 라이트), 보통이다(medium 미디움), 풍부하다(full 풀), 무겁다(heavy 헤비), 진하다,
강하다 등으로 나타낸다. 예를 들면 멕시코 커피는 제일 약하고 예멘의 모카 커피는 보통이며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가
제일 진하다.
다음으로 느껴지는 것이 맛인데 보통 신맛, 단맛, 쓴맛으로 나뉜다. 앞서 설명한데로 약배전일수록 신맛이 강하고 강배전으로
갈수록 단맛과 쓴맛이 나온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신맛이라는 단어가 주는 애매모호함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시큼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것은
상큼하고 깨끗한 맛인데, 혀에서 느끼는 쌉쌀한 맛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예맨 모카 커피를 마셨을 때 느껴지는
맛이다.
그 다음은 맛과 향을 동시에 말하는 플레버(flavor)를 들 수 있는데, 굳이 우리 말로 표현하면 향미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코로 느끼는 냄새(aroma 아로마)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커피를 소개하는 책자들의 표현들을 보면
계피나 아니스가 주는 톡 쏘는 향(spice 스파이스)이라던가, 포도나 오렌지 맛이 느껴지는 과일 맛(fruity
프루티)이나 땅콩 맛(nutty 너티), 초콜릿 플레이버 등 구체적인 사물을 들어 묘사하기도 하고 감칠맛이 난다든가
우아하다, 거칠다, 투박하다 등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볼 수 있다.
커피 전문가들이 맛있다고 말하는 커피의 대부분은 바디가 무겁고 복잡한 향미가 든 커피를 말한다. 자메이카 ‘블루 마운틴’이
커피의 황제라고 일컬어지는 이유는 풍부한 바디에 여러 가지 플레버가 골고루 조화를 이루어 어느 것 하나 그 맛이 튀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커피를 삼키고 나서 혀에 도는 느낌인 끝 맛(여운의 정도)이다. 이는 길다, 짧다 등으로 표현하며 바디가
무거울수록 여운의 정도가 길다.
세계 커피의 지역별 특성
[ 라틴 아메리카 ]
라틴 아메리카의 커피는 아프리카나 인도네시아에 비해 순하다. 지방 명칭이나
농장 이름이 표시된 커피들은 고메(Gourmet)나 스페셜티(specialty)커피 같은 고급커피일 가능성이 높다.
그 외에는 나라명만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멕시코(수세식) 깡통 커피용으로 값싼 아라비카를 수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옥사카(Oaxaca), 베라 크루즈(Vera
Cruz), 치아파스(Chiapas)에서 좋은 커피들이 생산되지만 블렌드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스트레이트 커피*로는
구하기가 어렵다. 이 커피는 모닝 커피로 적당한 가벼운 커피에 속한다. 신맛이 강하지만 밀크 초콜릿처럼 부드럽고,
땅콩(nutty 너티)맛이 살짝 느껴진다.
과테말라(수세식) 최고의 커피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정성을 들여 커피를 만든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안티구아(Antigua)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화산산(酸)의 영향으로 부드러운 가운데 신맛이 강하고 타는 듯(smoky
스모키)한 향과 톡 쏘는 향(spicy 스파이시), 초콜릿 등의 향이 난다. 그 외 코반(Coban), 후웨이후웨이테낭고(Huehuetenango)
등의 농장에서도 양질의 커피가 생산된다. ‘strictly hard bean(가장 단단한 원두)’라고 표기된 것이
가장 좋은 등급의 원두이다.
엘살바도르(수세식) 잦은 전쟁으로 인해 커피 시장이 위축돼 있다. 그렇지만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의
커피 농장이 있으며(파카스, 보르볼롱, 로스 플루소레스 등), 피필(Pipil)과 같은 질이 좋은 아라비카도 생산된다.
과테말라 커피같이 신맛이 나고 바디(농도와 밀도)는 중간 정도이나, 단맛과 깊이가 더 한다.
온두라스(수세식) 멕시코, 엘살바도르와 같이 질 좋은 커피도 만드나 블렌?恙育막?주로 쓰인다.
니카라구아(수세식) 다른 라틴아메리카 커피들에 비해 조금 헤비 바디(무거운 맛)를 갖고 있으며, 신맛이 약간
높다.
코스타리카(수세식)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 중 가장 선진화된 환경에서 상품가치가 높은 커피 생산에 힘쓰고 있다.
트레스 리오스(Tres Rios)에서 나는 커피는 마일드하고 달콤하고 바디가 풍부하며, 타라주(Tarrazu)지역의
커피는 트레스 리오스보다 더 진하고 허니(honey 꿀), 새콤한 과일, 초콜릿 등의 향이 난다.
파나마(수세식) 코스타리카 커피처럼 마일드하고 달콤해서 모닝 커피 블렌드로 많이 쓰인다.
자메이카(수세식) 자메이카 블루 마운틴(Jamaica Blue Mountain), 하이 마운틴(High Mountain)
등이 유명하다. 질 좋은 다른 아라비카에 비해 값이 10배 이상 비싼 이유는 생산량이 제한되어 있고, JBM(자메이카
블루 마운틴)의 80% 이상이 일본으로 수출돼 희귀하기 때문이다. 가장 맛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훌륭한 커피로 인정받고
있으나 최근 들어 과다 생산으로 질이 가격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100% JBM을 구할 수 있다면 꼭 마셔
볼 만하다. 한편 한국에서 유통되는 JBM은 거의 5%에서 30%정도의 블렌드이다.
하이티, 도미니카 공화국, 푸에르토리코, 쿠바(수세식) 바디가 풍부하고 신맛도 알맞게 들어있다. 그리 강하지
않은 에스프레소 블렌드에 주로 쓰인다. 도미니카 공화국, 쿠바의 커피 가격이 하이티, 푸에르토리코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콜롬비아 브라질(30%) 다음으로 많은 생산량을 자랑하며(12%), 체계화된 공정으로 질 좋은 커피생산을 늘리는 데
주력하는 한편 자국의 커피 이미지를 세계에 심는 데 힘쓰고 있다. 수프리모(Supremo)가 가장 높은 등급이며,
엑셀소(Exelso)가 그 다음이다. 메델린, 아르메나, 마리잘레스 지역은 앞자만 따서 MAM이라고도 부르는데, 세계로
수출되는 콜롬비아 커피 대부분이 이 곳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셋 중 메델린의 커피가 가장 맛과 플레버가
강하며, 신맛이 잘 조화돼 있다.
그 외에도 보고타(Bogota)와 부카라망가(Bucaramanga)의 커피도 마셔볼 만한데, 바디는 중간 정도이나
플레버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브라질(건조식) 부르봉 산토스(Bourbon Santos)가 제일 유명하다. 바디나 신맛, 플레버등이 모두
적당하게 들어있어 부드럽다는 느낌이 강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커피를 생산하지만 안타깝게도 저급 아라비카만 취급한다.
페루(수세식) 발전 가능성을 지닌 커피 나라로 블렌드용 커피가 주로 생산된다.
베네주엘라(수세식) 브라질, 콜롬비아같은 주변 국가에 밀려 아직 빛을 못 보고 있는 나라지만 전망이 밝다.
가볍고 깨끗한 느낌의 커피를 생산한다.
[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
에티오피아(건조식) 커피가 처음으로 발견된 나라이다. 하라(Harra)와 예르가체프(Yergacheffe)가
잘 알려져 있다. 에디오피아 동부에서 나는 하라는 신맛이 강하고 바디가 풍부한 편이며 때에 따라 블루베리 플레버와
와인과 같은 상큼함이 느껴진다. 남부 시다모(Sidamo)지방의 예르가체프는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커피로 풍부한
바디에 비해 신맛이 적고 부드러워서 우리 입맛에 잘 맞을 것이다. 또한 살짝 풍기는 살구와 박하 향이 뒷맛을 개운하게
한다.
케냐(수세식) 소규모 농장에서 재배한 커피를 중앙으로 모아 한꺼번에 가공하여 등급을 결정한다. 알이 굵고 잘
여문 것을 골라 ‘케냐AA’라는 최고 등급을 준다. 그 다음 등급은 케냐A, B이다. 케냐의 커피는 풍부한 바디에
신맛이 강하지만 뒷맛이 깨끗하다.
이밖에 아프리카 커피 생산지로는 탄자니아와 우간다, 짐바브웨를 들 수 있는데 주로 로부스타종이 생산되고 있다.
예맨(건조식) 모카 커피로 유명한 나라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에서 커피에 초콜릿과 반씩 섞어 마시는 모카
커피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커피중 가장 신맛이 강하다. 살짝 흐르는 초콜릿 향과 감칠맛이 이 커피의 특징이며, 마타리(Mattari)와
시나니(Sinani) 지방의 모카를 제일 알아준다.
[ 인도네시아 군도 ]
1만 3,677개의 섬 중 12개의 섬에서 커피가 생산된다. 1696년 네덜란드
사람들이 자바섬에 처음으로 커피를 심은 이후 지금은 수마트라와 술라웨시에서도 많은 양이 재배되고 있다. 생산량의 90%는
로부스타 커피이지만, 질 좋은 아라비카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사랑받고 있다.
수마트라, 자바, 술라웨시에는 2~3년간 창고에서 묵힌 커피가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시간이 지나면
그린 빈으로서 가치가 떨어지는데 비해 인도네시아 원두들은 오래 되면 오래 될수록 신맛은 사라지고 단맛이 증가하는 특이한
현상을 보인다. 이것을 ‘에이지드 커피 (Aged coffee)’라 하는데 유럽의 커피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 특이한
커피이다.
자바(수세식) 다른 원두에 비해 윤기가 많이 도는 자바 커피는 땅콩과 후추향이 살짝 비치는 무거운 커피다.
수마트라(건조식) 수마트라 커피 맛의 특징은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커피라는 점이다. 반면에 신맛이 낮아 감칠맛이
나며 작은 농장에서 과일 나무나 향신료와 같이 키우기 때문에 여러 가지 플레버들이 섞여있다. 단지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해마다 그 맛과 질이 변한다는 것이다. 만델링(Mandheling)이 대표적인 커피로서 생산량은 적지만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술라웨시 인도네시아의 고급 커피가 생산되며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다. 수마트라만큼 바디가 풍부하고 신맛이 적다.
최근 미국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에서 많이 취급하고 있다.
파푸아 뉴기니(수세식) 뉴기니(New Guinea)라는 이름으로 시중에 나와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1927년
자메이카의 JBM 종자를 가져다가 품종 개량에 성공해서 지금은 JBM만큼 맛있는 커피가 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 기타지역 ]
인도(수세식) 차로 유명한 인도는 커피 시장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특이한 향을 가진 커피가 생산되고 있다.
바디가 인도네시아 커피처럼 무겁고 신맛도 약하다. 재미있는 점은 커피에서 인도요리에 쓰이는 향신료 향이 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처럼 에이지드 커피가 나오는데, 우기동안 몬순 바람을 받고 숙성되기 때문에 몬순커피라고도 부른다.
하와이 마일드하면서 여러가지 맛과 향이 복합적으로 조화가 잘 되어있는 ‘하와이안 코나’로 유명하다. 엑스트라
팬시(Extra Fancy)가 제일 좋은 등급이다. 마우이섬과 몰로 카이섬에서도 비슷한 커피가 생산되지만 코나에 비해
향이 좀 떨어진다.
이상으로 지역별 커피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수많은 외래어와 지명이 생소하겠지만 커핑할 때 참고함으로써 커피를
좀더 넓고 깊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꼭 비싼 커피나 포장이 화려한 커피가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때와 용도에 따라 알맞은 커피를 선택할 줄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간단한 커핑 방법
■ 준비물
하얗고 넓은 커피 잔(샘플 테스트할 커피 수만큼), 수저, 찬물(마실 것), 갈지 않은 커피 원두, 분쇄기,
물 끓일 도구, 필기도구
■ 방법
1. 샘플할 커피들을 갈아서 각각 2스푼씩 커피 잔에 넣는다.
2. 물이 끓기 바로 직전에 불에서 내려, 잔 윗부분이 조금 남을 때까지 잔에 붓는다. 물을 많이 끓이면
산소 함유량이 낮아진다.
3. 잔 위에 올라온 거품을 터뜨려 냄새를 맡아본다.
4. 커피 가루가 침전하기를 1~2분 정도 기다렸다가 한 스푼 입 안에 떠 넣은 후, 혀에 골고루 묻힌다.
이어, 후루룩 후루룩 소리를 내며 맛을 본다.
5. 뱉는다.(너무 많은 커피를 마시지 않기 위해서다.)
6. 기록한다.(커피의 종류, 생산지, 배전 정도, 날짜를 기재한다.)
※주의 사항
- 순한 커피부터 진한 커피 순으로 맛을 본다.
- 커피의 배전 정도가 같을수록 좋다.
- 분쇄기는 한 번 쓰고 반드시 깨끗하게 털어 낸다.
- 커핑을 한 번하면 물을 마셔 입안을 헹궈낸다.
- 여러 사람이 참여해 의견을 나누는 것이 좋다.
-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혀를 훈련시킨다는 마음으로 한 번에 한 가지씩 차근차근 맛을 익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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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렌딩이란 ? ◎
블렌딩이란 쉽게 말해서 하나의 복합적인 맛을 내기 위해 몇 가지의 다른
특징을 가진 커피를 혼합하는 것(blending)을 말한다. 이를 테면 바디가 풍부하지만 향이 적은 커피에
자신이 원하는 플레버가 든 커피를 섞어 자기만의 커피를 창조하거나 신맛이 강한 커피에 쓴맛을 배합하는 등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커피를 만드는데 쓰인다. 그리고 스트레이트 커피란 아무것도 섞지 않고 한 지방에서만 생산된
원두로 만들어진 커피를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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