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 <신세계에서>를 가장 유명하게 한 요인은 제2악장라르고의 명선율 때문이다. 드보르작의 제자였던 피셔가 이 선율에 가사를 붙여 '귀향'이란 노래를 만든 것이 그 요인이 되었지만, 여기에서 조국을 멀리 떠난 이주민들의 애끓는 향수가 절절히 스며들어 눈물 짓게 해주고 있다. 특히 잉그리쉬 호른에 의하여 연주되는 주제선율은 한편의 전원시(田園時) 바로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곡은 1893년 12월 16일, 안톤 자이들(Anton Seidl)이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카네기 홀에서 초연되었다. 객석에서는 작곡자 드보르작 부부가 감회어린 표정으로 그의 마지막 교향곡이 된 <신세계에서>를 경청하면서, 조국 체코로 향하는 망향의 그리움을 달래고 있었다. 교향곡사에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드보르작의 제9번 <신세계에서>는 이렇게 태어났다. 만약 그가 미국에 체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했더라면 이와 같은 위대한 걸작도 태어나지를 못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교향곡은 어디까지나 작곡자의 망향의지에 대한 결과물로 얻어진 것이지 값싼 묘사음악은 아닌 것이다. 제1악장 아다지오-알레그로 몰토 B단조 △ 제1악장은 먼저 긴 서주로 시작된다. 느린 첼로의 낮은 음이 명상적인 선율을 아주 여리게 영탄하듯이 노래한다. 이것은 당김음을 포함하는 특징적인 선율이다. 비올라가 콘트라베이스의 도움을 받으며 나타나면 클라리넷, 호른이 색채를 더하고 다음에 플루트와 오보에가 묘하게 따라붙는다. 곧 이어 크레센도되어 팀파니의 연타로 절정에 이른다. 바이올린만을 남기고 전 관현악이 잠시 숨을 돌린 다음 바이올린과 첼로가 주부로 들어간다. 알레그로 몰토의 주부는 소나타 형식의 악장으로 두 개의 호른이 5음계적인 제1주제를 제시한다. 이것은 종래의 교향곡의 주제로는 거의 유례 없는 강한 민족적인 표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유래에 관해서 여러 가지 억설 이 나돌고 있다. 어떤 이는 흑인영가 《흘러라, 요단강아 흘러라》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였고, 또 어떤 이는 보헤미아 지방의 마 쟐 민족 고유의 민속음악에 유래된 것으로 드보르작이 멀리 떨어진 이국에서 짙은 향수에 사로잡혀, 어렸을 때 들 었던 멜로디를 되살려 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제1주제가 소박하고 간소하게 전개된 후에 소극적인 제2주제가 오보에와 플루트에 의하여 제시된다. 이 주제도 흑 인영가와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제는 곧 제2바이올린이 이어받고, 낮은 음의 현악기나 클라리넷, 파곳이 단편적으로 되풀이한 뒤, 제1과 제2 바이올린이 되풀이해서 전개한다. 이 부드러운 느낌의 작은 주제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의 흐름에 의해서 클라이맥스를 이룬 뒤 짧고 힘찬 코데타로 제시부를 맺고 전개부로 들어간다. 전개부에서는 코데타의 주제가 분주하게 활약하며 여기에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움을 더해 준 다. 힘찬 제1주제와 제2주제가 교묘히 융합하고 발전되어 재현부를 가져오고 코다를 거쳐 시원한 전 관현의 화음 연주 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