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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저 바라봄이 (2)
    너와나사이 2003/01/10 1,059
      아주 가까이는 3년정도 알게 되었지만 능력과 외모와 지성을 갖춘 그런 그녀였다. 작년 초쯤에 병원에서 검사결과가 나왔다. RP라는.. 아니 첨엔 정확한 병명도 잘 모르는듯 했다.너무나 희귀병이라 더 당황스럽고 두려웠을 그녀다. 얼마후에 그녀는 모든걸 받아들였고 혼자서, 혼자서 현실을 감당해 나갔다. 나의 큰 위로든 작은 위로든 무슨소용이 있겠는가 싶었다. 불치병라는게 모든걸 다 무색케 만들어 버렸음이라. 젊은 나이에 너무나도 큰 아픔을 안고 그래도 빨리 일어서고 자신보다 더 상태가 안좋은사람들을 걱정해주는 그녀였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게 자신으로 인해 가족이 상처받고 또 함께 아파야 한다는것일게다. 지금 그녀에게 닥친 일은 그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닌듯 싶다. 정말로 죽음이 임박해져 오면 살고 싶어진다. 그렇게 '죽고 싶다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막상 죽지 못함은 우리 인간들의 나약함보다는 생명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강한지 알게 해준다.(나 역시 몇번씩이나 자살을 시도하려했음으로) 아무리 칼자루를 쥐어도 함부러 휘두르면 범죄다. 그것도 대학살이 될수 있다. 식물도 맘이 병들면 죽어버린다. 죽을 날을 얼마 남기지 않은 노인네들이 뭣때문에 떠올리기조차 싫은 자신들의 과거를 스스로 폭로하며 일본과 싸우고 있겠는가! 어떤땐 살아 있음이 더 고통스러울때가 있음을 우린 너무나도 잘안다. 자신의 병명을 알고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건강한 사람들을 위로해주며 살았던 그녀가 지금 너무 고통스러운것은 자기자신의 아픔때문이 아닐거라 생각에 너무 슬퍼진다. 어제 '취화선'이라는 영화를 비디오로 보았다. 이글을 써면서 기억나는게 있다. 진정한 작품을 위해서 남들은 평생에 한번 가져 볼까말까한 그림을 미련없이 찢어버리는 정도는 예사고 자신의 그림이 뇌물로 쓰여진걸 알고는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담담히 말하는것을 보고 느낀게 많았다. 예술가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 하다. 자신으로 인한 과오도 타인으로 인한 그 작품에 대한 과오도 모두 다 책임 질줄 아는 용기 말이다. 거듭나야 빛을 바랄수 있다. 게시판의 글들을 쭉 읽어 보면서 부모의 병에 대해 한권의 책으로 인해 너무나 무시무시한 대화가(엄마도 그럼 근친 상간때문에 그런거야?) 오고 가는 가정을 만나 보면서 내 가슴도 찢어 지는 듯했다. 난 엄연히 제3자다. 그래서 객관적일수 있다. 책속의 내용에 이 희귀병이 다뤄진 부분이 적다고해도 충분히 문제가 된다. 우선 독약을 적게 먹였다고 살인이 아닐랄수 없고 또한 작가는 내용을 이끌어 나가는데 있어서 독자들의 흥미유발의 도화선 역활로 근친상간이니 이 희귀병을 다룬것 같아 보인다. 무엇보다 책의 평론에 있어서(주로 광고 효과)알만한 신문에서 다뤄진 책의 내용에 알곡으로 이 내용이 표기 되었던 점이 RP협회 회원들을 더 더욱분노케 했던게 아닌가 싶다. 먼저 상태가 진행된 환우를 바라보면서 닥쳐올 자신의 처지에 슬퍼함보다는 그래도 그들을 부축해주면서 밝게 살아가는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기는 커녕 오욕까지 남기게 해주었다는 관점에서 그녀를 아끼는 친구로서 함께 울분을 터뜨린다. 끝까지 승리 하십시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습니다. 지혜롭게 나아가십시오. 그리고 용기를 내십시오.